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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이제는 스스로 답할 차례다

 손흥민의 선택이 다가오고 있다. 여전히 프리미어리그의 상징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무대를 향해 첫걸음을 내딛을 것인가.

영국의 유력 매체 ‘디 애슬레틱’은 최근 “LA FC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진지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그의 거취에 불을 지폈다. 단순한 루머가 아니다. ‘Here We Go’로 유명한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까지 나섰다. 그는 “LA는 손흥민에게 공식 제안을 건넸고, 이제는 손흥민과 토트넘이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계약 단계에 이르진 않았지만, 방향성은 명확해졌다.

이번 이적설이 여느 때와 다른 이유는 신뢰성과 진정성에 있다.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에서 손흥민에게 접근한 적은 있었지만, 정작 선수 본인은 무관심했고, 클럽도 진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LA는 손흥민을 향한 구체적인 계획과 비전을 갖고 있다. 2025년을 바라보는 중장기 플랜 속 중심엔 손흥민이 있다.

결국 선택지는 두 가지다. 익숙한 런던에 남아 클럽의 전설로 남느냐, 혹은 낯선 미국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느냐. 그 선택권은 누구보다 손흥민 본인에게 있다. 이미 10년 가까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최정상을 지켜온 그는 더 이상 증명할 것이 없다. 주장 완장을 찼고, 수많은 골을 넣었고, 토트넘에 첫 트로피를 안겼다. 팀이 바뀌고 감독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지켜온 몇 안 되는 선수였다.

토트넘의 새 사령탑 프랭크 감독도 그를 인정한다. 하지만 그의 언급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는 분명하다. “결정은 클럽과 선수의 몫이다.” 이 말은 곧, 이별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케인이 떠났던 바로 그 시즌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한 토트넘은, 더 이상 이적시장 막판의 급작스러운 혼란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손흥민에게 LA행은 단지 ‘은퇴 전 미국행’이 아니다. 점점 글로벌 스타들이 북미를 향하는 흐름 속에서, 그는 또 한 번 아시아 선수로서 새로운 개척자가 될 수 있다. MLS는 더 이상 ‘황혼의 리그’가 아니다. 메시가 그렇고, 부스케츠가 그렇다. 이제는 이름값만이 아니라 무게 있는 리더로서, 리그 전체를 이끄는 영향력을 발휘하는 무대가 되어가고 있다.

물론, 팬들의 감정은 단순하지 않다. 손흥민 없는 토트넘을 상상하는 건 여전히 낯설고 아프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헌신했고, 누구보다 팀을 사랑했다. 그렇기에 이제는 스스로의 커리어를 위한 선택을 해도 될 시점이다.

손흥민은 어떤 길을 택할까. 중요한 건, 어느 쪽이든 그는 이미 레전드이고, 어느 유니폼을 입든 여전히 손흥민이라는 이름은 빛날 것이다. 이제는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오롯이 손흥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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