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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 무대는 나에게 딱 맞는 곳"… 박은지, 행복한 선택의 가치를 증명하다

 실패가 아닌 선택이었다. 실업 무대에서 활약 중인 세터 박은지(포항시체육회)는 오늘도 웃고 있다. 과거 V-리그에서 활약했던 그는 정관장과 한국도로공사를 거쳐 2022년부터 프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러나 짧은 프로 생활 후, 그는 더 많은 기회를 위해 실업 무대를 선택했고, 지금은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가지고 배구를 이어가고 있다.

3일 열린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 & 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에서 박은지는 대구시청을 상대로 선발 세터로 출전해 팀의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빠른 상황 판단과 윙 플레이 활용, 날카로운 서브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박은지는 “실업 무대는 프로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며 “여기서는 다양한 전술을 시도할 수 있어 재미있고, 언니들과의 팀 분위기도 좋다. 배구를 즐기고 있는 지금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특히 프로에서는 외국인 선수 중심의 전술로 다채로운 분배가 쉽지 않았지만, 실업에서는 세터로서의 주도권을 더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포항시체육회 김윤혜 감독 역시 박은지를 믿고 다양한 전술 변화를 시도 중이다. 박은지는 동료 세터 이채은과 상호 보완적인 스타일로 출전 중이며, 김 감독의 디테일한 피드백 덕에 수비와 경기 운영 능력도 발전하고 있다.

실업 무대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도 박은지는 단호했다. “실업이 실패의 상징이라는 시선은 잘못됐다. 나는 더 많은 경기 경험과 배구의 재미를 위해 내게 맞는 무대를 선택한 것뿐이다. 프로든 실업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경기에서는 페퍼저축은행 소속 언니 박은서와의 맞대결도 예정돼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항상 같은 팀이라 언니의 실력을 잘 몰랐다. 근데 지금은 파워도 좋고, 나도 집중해서 플레이해야 한다. 눈은 안 마주칠 거다(웃음)”라고 웃으며 경쟁자이자 가족인 언니와의 승부를 향한 승부욕도 드러냈다.

박은지는 말한다. “행복은 위치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배구를 즐기고 있는 박은지의 모습은 무대가 어디든 자신만의 가치와 방식으로 길을 개척하는 선수의 모습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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