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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286일 만에 복귀전... 첫 타석 안타로 성공적 신고식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그라운드에 섰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어깨 부상을 털어내고 286일 만에 실전에 복귀했다. 그는 복귀전에서 첫 타석 안타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정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범경기에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 초 첫 타석에서 텍사스 우완 투수 타일러 마흘을 상대로 초구부터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깨끗한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후 두 타석에서는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감각을 조율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는 3타수 1안타. 경기 후 이정후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실전 감각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복귀 첫 타석에서 초구부터 스윙한 이유에 대해 "일단 스윙을 해야 결과가 나온다. 가만히 있으면 내가 타이밍이 맞는지 알 수 없다"라며 적극적인 타격 의지를 드러냈다. 오랜만의 실전 경기였지만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4회 말 작 피더슨의 타구를 놓칠 뻔했던 순간이 있었는데, 그는 "타구가 먹혔는데 잘 맞은 줄 알고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타구가 멀리 날아가지 않더라"라며 웃음을 지었다. 이후 침착하게 타구를 처리한 그는 취재진에게 "티 나지 않았죠?"라고 되물으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제 이정후는 ‘루키’가 아니다. 올 시즌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중요한 해다. 그는 "너무 재밌었고 생각보다 엄청 설레진 않았다"라며 "이제 설레는 감정은 접어두고 싶다. 물론 뛰고 있는 자체가 설레지만, 경기할 때는 그런 감정을 없애고 냉정하게 플레이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경기 전에는 조카와 시간을 보내며 웃음 짓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해 여동생 이가현 씨가 마이애미 말린스의 고우석과 결혼하며 화제를 모았는데, 그는 "조카가 혼자 계단에서 넘어져 다쳤다고 하더라"라며 걱정하면서도 "아직 말은 못 하지만 행동이 빠르다. 정말 귀엽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본격적인 시즌 준비가 시작됐다. 이정후는 복귀전에서 안타를 신고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고, 앞으로 남은 시범경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 과연 그가 부상의 악몽을 떨쳐내고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진정한 ‘바람의 손자’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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