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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리버스 스윕 극장! 고희진 감독 “사랑과 투혼이 만든 기적”

 정관장이 안방에서 전율을 일으켰다. 무기력했던 1, 2세트를 뒤로하고, 3세트부터 경기를 뒤집으며 V-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4일 대전 충무체육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정관장이 흥국생명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2(21-25, 34-36, 25-22, 25-19, 15-1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5전 3선승제 시리즈에서 2패 뒤 맞이한 절체절명의 홈경기에서, 정관장은 투혼과 집념으로 시리즈 흐름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고희진 감독은 경기 후 “V-리그 역사에 남을 감동적인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말끝을 흐리며 감정을 애써 눌렀지만, 그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정상적인 몸 상태였다면 감동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을 겁니다. 챔프 세트를 내주고, 선수들이 다시 일어섰습니다. 부상투혼이 빛난 경기였고, 그런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정관장은 플레이오프까지 거치며 체력적으로 극한에 다다른 상태였다. 세터 염혜선은 무릎 통증을 안고 뛰었고, 리베로 노란 역시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고 감독은 “염혜선은 경기 도중에도 통증을 호소했다. 부심과 시간을 끌며 숨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노란에 대해서는 “무남독녀 외동딸인데, 정신력이 정말 강하다. 허리가 좋지 않은데도 뛰겠다고 하더라. 이런 선수를 만난 나는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경기 MVP 급 활약을 펼친 외국인 주포 메가 역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고 감독은 메가에게 ‘사랑의 주문’을 걸었다.

“메가가 너무 지쳐 있어서 남자친구 이야기를 꺼냈죠. ‘한 경기만 보고 간다면 아쉽지 않겠어?’라고 했더니 눈이 살아나더군요. 사랑의 힘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라며 웃었다.

 이날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2011-2012시즌 이후 13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 승리였고, 패배 일변도의 흐름을 전환시키는 기폭제였다.

 고 감독은 “1세트를 내주고 나서는 ‘한 세트만 따자’고 했다. 3세트부터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점수가 벌어지면서 스스로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라고 회상했다.

 정관장은 2패 뒤 1승을 거두며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왔다. 3차전의 리버스 스윕은 단순한 반격이 아닌, 분위기를 뒤흔드는 승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고희진 감독은 “이 팀은 끝까지 간다"라는 믿음과 함께 다시 한번 코트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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