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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의 독특한 공격 패턴, 선두 경쟁의 열쇠 될까?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경기는 배구의 본질적인 승부 요소, 즉 세터와 상대 블로커 간의 '전략 싸움'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공격 패턴에서 독특한 기록을 쓰며 선두 경쟁의 중심에 서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공격 시도 위치를 집계한 2017-2018 시즌 이후,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은 코트 왼쪽에서의 공격 시도가 가장 높은 비율(54.6%)을 기록했다. 오른쪽 공격 비율은 24.3%에 불과하며, 왼쪽과 오른쪽의 공격 비율 차이도 가장 크다.

 이는 레프트로 출전하는 레오(34)와 허수봉(26)이라는 '쌍포'가 팀 공격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레오는 팀 전체 공격 시도 중 34.3%, 허수봉은 27.6%를 소화하며 현대캐피탈의 공격 중심을 이룬다.

 반면, 오퍼짓 스파이커인 신펑(23)의 점유율은 18.2%에 그쳐 오른쪽 날개에서의 공격 비중이 낮다. 공격 효율 면에서도 레오(0.420)와 허수봉(0.450)가 리그 1, 2위를 기록하는 데 반해, 신펑은 0.283로 비교적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강력한 왼쪽 공격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리시브 부담이 더해지면서 허점도 드러나고 있다.

- 레오: 서브 리시브 점유율 34.0%로 팀 내 1위

- 허수봉: 리시브 점유율 26.1%

 특히, 레오는 이전 삼성화재 시절(2013-2014) 최고 기록이 12.1%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 맡고 있는 리시브 역할은 과중하다고 볼 수 있다. 현대캐피탈이 패한 두 경기(한국전력 전과 우리카드전) 모두 레오가 상대 서브를 30회 이상 받은 공통점이 있다.

 12월 3일 열리는 대한항공과 맞대결은 현대캐피탈의 과제를 해결할 중요한 시험대다.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상대 공격 효율을 0.308로 묶으며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레오와 허수봉에게 '목적타' 서브를 집중하는 전략은 충분히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문제는 현대캐피탈이 오른쪽 날개에서 경기를 풀어갈 옵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신펑의 기량이 향상되지 않는 한, 레오와 허수봉에게 쏠린 부담을 분산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신펑이 시즌 초 통영·도드람 컵 대회 결승전에서 보였던 활약을 재현한다면, 대한항공조차 현대캐피탈의 공격력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신펑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대한항공의 촘촘한 수비와 조직적인 전술이 현대캐피탈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선두 경쟁의 향방은 현대캐피탈이 공격 패턴의 균형을 회복하고 리시브 부담을 효과적으로 분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맞대결이 끝난 후, V리그 남자부 선두에는 어느 팀이 이름을 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철우가 있었기에 지금의 한국전력이 있을 수 있었다.